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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K]/브랜딩 브릭

브랜딩이란 인기를 형성해 가는 일

by BRIKER 2021. 4. 12.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전방에서 갑자기 뛰어 오는 사람 때문에 놀랐다. 나이는 오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분이셨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화장을 꽤 진하게 하시고 전체적으로 멋을 잔뜩 부리셨다. 그 분을 스치고 십여미터를 갈 때까지 향수냄새가 풍기는 걸 보니 급한 마음에 몸에 향수를 부으시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디로 향하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황상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할 상황인 건 분명해 보였다.

진한 향수의 잔향을 코끝에 담아 사무실까지 가져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는 것도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 아닐까. 나의 현재는 그런 행동들의 결과값이 아닐까. 다시 말해 '인기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활동들이 내 삶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인기라는 건 친구간의 인기, 직장에서의 인기, SNS에서의 인기, 클라이언트에게의 인기, 심지어 가족간에도 동생이나 형, 언니보다 가족들에게 받고 싶은 인기,,,,이런 다양한 관계들에까지 확장된 것들이었다.

친구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고, 취업도 잘되고, 인플루언서가 되고, 사업도 잘된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조차도 이쁨을 받음은 물론이다. 유명 연예인들 말고도 인기가 밥을 먹여주고, 건강과 행복도 가져다 준다고 해도 빈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인기라는 건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고,사실 세상 모든 브랜드들에도 적용된다. 브랜드도 결국 인기가 있어야 생존한다. 스스로 좋은 브랜드라고 만족하고 자부하더라도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인기가 없으면 그 브랜드는 금방 생명을 다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브랜딩이라는 것도 어떻게 자연스럽게 인기를 형성해 갈 것인가?에 대한 활동으로 생각해야하진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좋아하게 하고, 좋아하는 걸 넘어 열광하게 하고, 스스로 팬이 되어 남에게 소개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게 '브랜딩'의 과정인 것이다. 이 과정이 성공적이라면 인기있는 사람 즉 인플루언서가 되고 인기 있는 브랜드 즉 충성도 높은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기있는 사람이, 브랜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책이나 뉴스에 있는 있는 생각과 이론들으 가져오지 않고, 내 기준에서 생각해봤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 내가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고, 내 관심을 끄는 그리고 소유하고 싶은 브랜드에 대해 생각해보면 더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인기있는 사람, 브랜드의 요건은

첫번째, 내 취향에 맞아야 한다. 감성 코드가 맞아야 한다.
취향과 감성이라고 하면 너무 뜬구름 잡는 얘기 같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설명하기는 곤란하지만 누구나 금방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그 게 어긋나서 호감으로 연결되기는 정말 어렵다. 더 많은 사람의 취향과 감성에 맞으면 대중적인 거고, 소수 매니아 층에만 존재한다면 인디적이겠지만 어쨌든 나와 맞는 다른 게 중요한 포인트다. 내 경우 로고가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브랜드는 내 취향이 아니다. 그게 에르메스라도 갖지 않을 것 같다. ‘나 이런 브랜드요’, ‘나 이런 사람이죠’라고 대 놓고 자랑하고 과시하는 걸 싫어해서일 것 같다. 그런 상황에 닥친다면 물러날 정도는 아니지만, 가까이 하고 싶지는 않다.

두번째, 희소성이다. 어디 가도 있는 사람이나 브랜드는 매력이 없다. 여기에만 있을 것 같은 브랜드, 이 사람에게서만 나올 것 같은 개성에 끌린다. 그 게 내가 가지지 못하는 내가 잘못하는 거라면 매력은 배가 될 것이다. 너무 마음에 들어 티셔츠를 샀는데, 가게 문을 열고 나가자 마자 누군가 입었을 것 같다면? 사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것 같다. 동네 편의점에서도 파는 거라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살 것 같다면? 그런 브랜드, 사람에는 마음이 동하지 않을 것이다.

세번째, 영속성이다. 몇년 하다가 말 것 같은 브랜드나, 금방 다른 일을 알아 볼 것 같은 사람에겐 잘 끌리지 않는다. 브랜드에 비유하자면 시계 브랜드라면 시계만 만드는 브랜드가 좋다. 시계도 만들고 화장품도 만들고 옷도 만드는 패션브랜드보다는, 시계에만 올인하는 전문 브랜드가 좋다. 사람도 마찬가기다.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게 많은 사람보다 한가지를 확실히 하는 사람이 더 좋다. 그 부분만큼은 나를 충분하게 만족시켜줄 만한 사람이 좋다. 다른 게 부족하면 내가 채우면 되니까.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서 '나에게 인기있는 사람, 브랜드'의 요건은 앞 서 말한 3가지가 중요하다. 물론 반드시 3가지가 갖춰져야 끌리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내가 선호하는 요건들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점심 때 마주친 분은 내 취향도 아니고 희소성도 있을 것 같지 않고, 영속적이지도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딱 맞는 감성 코드와 희소성과 영속성을 갖춘 사람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전혀 감흥없고 인기가 없어도, 누군가에게는 슈퍼스타가 되는 게 우리 삶이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인기를 얻기 위한 브랜딩 활동의 기준을 달리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할 것들을 찾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저 나 자신을 내가 가장 잘하는 걸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열심히 활동해보는 게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라면 다른 브랜드들이 할 수 없는 것들, 나만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그걸 돋보일 수 있는 방법과 활동들을 해나가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 또는 브랜드의 차별점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펼치고 , 지속하는 과정이 인기있는 사람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태어날 때부터 인기있는 사람과 브랜드는 없다. 지금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사람, 브랜드도 사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인기를 갈구하며 이어온 활동이라기 보다는 나의 장점을 찾아 드러내고 활동하다보니 인기를 얻은 경우가 훨씬 많다.

최근 해체 위기까지 갔지만 차트 역주행을 하며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브레이브걸스’도 그랬고, 비공식 데뷔 시점 2010년부터 5년의 시간을 활동하고 알리고 나서야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던 BTS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들의 성공 신화는 실력과 탄탄한 콘텐츠가 기반이 됐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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