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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K]/디자인 브릭

글쓰기와 디자인은 대화다

by BRIKER 2021. 7. 2.

글을 쓸 때 청자를 앞에 두고 말하는 것처럼 쓰라는 얘길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야 내가 전달해야할 이야기가 뭔지, 어떻게하면 청자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좋은 방법으로는 그림을 앞에 두고, 그 걸 설명하듯이 쓰라고도 합니다. 실제로 저도 표를 만들고, 관련 사진을 편집한 이미지를 보면서 쓰면 막혔던 글줄에 속도가 붙어 나아갑니다. 생각 못했던 말들도 계속 이어지는 신묘한 경험을 할 때도 많습니다.

제가하는 업인 디자인도 글쓰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종 소비자가 이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어떤 감각이 느껴질까?라고 접근하면, 막막했던 디자인 방향성이 점점 선명해집니다. 내가 그려낸다가 아니라, 그 사람이 떠올릴 심상을 먼저 떠올려 본다면 디자인의 방향성도 명확해지고 정답에 더 가까워집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저는 글쓰기도 디자인도 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수신자에게 통보하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전할 방법과 수신의 강도를 끊임없이 살피는 행위니까요. 그 과정에서의 밀도가 글과 디자인의 완성도와 품질을 결정합니다.

글을 쓰거나 디자인 할 때 그 주체가 나, 또는 팀이다보니 수신자 입장에서보다는 발신자 입장에서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실 보려고 해도 쉽게 보이지도 않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보려고 이것저것 보고 고민해가면서 애쓰고 집요하게 매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내가 쓴 글이 독자들에게, 내가 한 디자인이 수요자에게 성공적인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렇게 서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거진브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