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스로 이상한지 아닌지 여러분들은 어떻게 파악하나요?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나 정도면 괜찮은데라는
말을 서슴없이 해대는 나같은 극도로 주관성이
강한 사람에겐 더 말할 것도 없구요.
내가 쓴 문장을 평가하는 일도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습니다. 내가 써 놓은 글을 보고 보통은 ‘이 정도면 괜찮은데?’하다가 어떨 땐 ‘와! 이걸 내가 썼어?’라며 감탄하는 일도 빈번한데요. 사람들의 싸늘한 반응을 볼 때야 비로소 그런 감탄이 착각이라는 걸 깨닫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런 생각이 계속 머리 속에 있었는지 몰라도
서점에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제목이 눈에 쏙하고 박혀서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 그래 이걸보면 내 이상한 문장들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야,,,,' 라는
부푼 기대를 하며...
첫 장을
좋은 문장의 비법전서를 펼치듯 책장을 넘겼습니다.
근데 웬걸 이 책은 내가 예상했던 비법서가기 보다는
문법과 소설을 번갈아가며 엮은 옴니버스 영화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쓰기 문법의 사이 사이 실제 에피소드를 편지글로 끼어넣은 독특한 형식은 작가와 함께 이야기의 비밀을 풀어내는 기분이 들고 감정이입하기 좋은 장치였습니다.
문법과 소설이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른 장르는
마치 이성과 감성의 영역을 오가는 널뛰기가 연상됐는데요.
그 양쪽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게 처음에는 적용이
안되고 완전 피곤했습니다.
하지만
소설 부분의 이야기가 중반부를 넘어 긴장감이
절정을 다가가자 오히려 깊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 교본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딱딱할 수 있는데
문법과 소설을 오가는 그 절묘한 아이디어 때문에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안 들더군요.
글쓰기에 있어 문법과 맞춤법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규칙도 자신이 할 이야기와 생각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맞춤법이 아니라
책이라는 하나의 큰 생각을 엮어는 방식을 배웠습니다.
기회가 되면 그 글의 형식을 한번
따라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이 글은 쓰면서도 제가 표현한 문장에는
책에서 지적한 표현들이 이미 덕지덕지 붙어 있을 것입니다.
20여년간 교정의 노하우를 어떻게
한권의 책으로 배울수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내가 표현한 문장이
이상하다는 걸 자각하는 계기를
만든 것 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상은 받았으니까요.
내 문장을 보는 객관적인 눈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충 감지할 정도의 눈은 생긴듯합니다.
어떤가요?
제가 여기까지 써 내려 온 문장들이 이상하게 보이시나요?
크게 이상하지 않고 그럭저럭 잘 읽힌다면
이 게 다
내문장이그렇게이상한가요를 쓴
김정선 작가의 덕분입니다.
#씽킹브릭
#내문장이그렇게이상한가요
#이상적인문장
#이상한문장
#김정선
#유유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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