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단맛을 낸다는 설탕을 샀다. 당분 흡수율까지 낮춰준다는 매우 과학적?인 문구를 보고 구매를 결심했다. 백설탕보단 그래도 건강할 것 같아서.
2인분 정도 떡볶이를 하는데, 그 신묘한 설탕을 큰 수저로 두 스푼 넣었다. 단맛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두 스푼을 더 넣었다. 그래도 아직 약하다. 또 두스푼. 아직 부족하다. 내가 생각했던 떡볶이의 단맛이 아니다. 이상하다. 백설탕은 분명 세 스푼 정도면 단맛이 확 올라왔는데 말이다. 결국 열 스푼을 넘고 나서야 비로소 목표했던 맛이 나오기 시작한다.
차라리 백설탕을 살걸 그랬다. 다섯 번에 나눠서 쓸 에너지를 한번이면 됐을텐데 말이다. 비싼데 단맛은 안나고 힘은 더 들어간다. 요리가 더 어려워진다. 뒷면을 보니 백설탕이 80%나 된다. 뭔가 속은 기분이다.
어차피 당분을 섭취하는 게 건강에 그렇게 나쁜 거라면 당분 흡수율이란게 뭐 그리 중요할까 싶다. 이건 마치 건강에 무지 좋은 라면을 먹는거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라면이 아니라 영양이 골고루 들어간 균형잡힌 식단을 선택하는 게 맞다.
설탕을 쓰는 본질은 건강보다는 맛 때문이다. 당분 흡수율같은 건 본질이 아니다. 정 달달한 떡볶이를 먹어야 한다면, 단맛이 강한 양파를 사용하는 등 설탕을 대치할 소스를 생각해야한다. 그런데 건강한 단맛의 설탕이라니!
우리가 하는 일에도 ‘흡수율 낮춘 설탕’을 쓰는 경우가 얼마나 많을까. 본질은 설탕이 아니라, 단맛이다. 덜 달거나 더 건강한 설탕이 아니라,설탕 대신 단맛이라는 결과를 내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건 당분이 높은 식단에서 밋밋하지만 건강한 식단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설탕이 아니라 식단에 신경 쓰는 게 건강하게 사는 데 더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하루한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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