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 좀 해볼려다가
유투브 검색을 하는데,
어떤 유투버는
일단 영어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니까
뭐든 영어로 된 거면 다 들어봐라고 하고
또 다른 유투버는
내용도 모르는 거 계속 들어봐야 소용없으니
문법과 문장 구조를 먼저 탄탄하게 익히라고 하고
사실 정반대의 말을 하는데 들어보면 또
둘다 맞는 말입니다.
방법이 틀린 게 아니라 그걸
얼마나 제대로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문제겠죠.
그걸 알면서도 저는 유투브로 영어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휴식을 위해 넷플릭스를 켭니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영화를 볼지 다큐를 볼지 드마라를 볼지 고민합니다.
영화로 결정했는데 또 어떤 장르를 볼지 고르다가
최종으로 선택한 두세편의 후보 중 또 저울질합니다.
어떤 걸 봐야 내 소중한 두시간이 아깝지 않을까를
고민하는데 시간을 써 버립니다.
머리가 식혀지기는 커녕 더 복잡해졌네요.
그냥 아무거나 틀어 놓고 멍하게 머리를
식히면 될 일인데 휴식의 방법을 고민하다가
정작 휴식의 시간이 다 지나갔습니다.
글을 쓰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내 생각을 많은 사람에게
가장 확실하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게 아닐까합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면 글을 위한 글을 쓰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글을 쓰다보니 글이 눈에 보여서일까요.
글의 소재가 글 자체가 돼 버리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또 글 이야기를 하면
별로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 위에 그림이라는 글자를
열심히 그리는 느낌이랄까요.
글 말고도 꺼내서 말할 소재가 얼마나 많은데
글을 위한 글을 쓰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 브랜드도 위에서 말씀드린 제 경험처럼
어떤 목적을 위한 활동에 바로 돌입하지 않고
그걸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만
몰두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합니다.
정작 브랜드의 실체를 만들어 가는 일은 하지 않고
행세를 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봐야합니다.
브랜딩이란 도구는 브랜드를 성장 시키고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인데 그 목적을 잃은 채 브랜드의 폼나는
모습만 신경쓰면서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봐야합니다.
영어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영어 공부를 하는 방식을 공부하고,
휴식을 위한 넷플릭스가 아니라
더 좋은 영화를 고르기 위한 시간을 쓰고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글을 위한 글을 쓰고 있었던,
제 경험을 떠올려 보신다면
더 쉽게 판단하시라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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