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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K]/디자인 브릭

[영화] 바우하우스를 보고

by BRIKER 2020. 11. 13.

바우하우스라는 영화를 봤다.

디자인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바우하우스라는 이름은 반드시 꼭 한번 들어봤을 것이다. 1919년 독일에서 설립되어 1933년 나치스에 의해 강제 폐쇄되기 까지 14년 밖에 운영되지 않은 교육기관이 아직까지도 전 세계에 걸쳐 영향력을 끼치는 걸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이렇게 영화까지 만들어지다니 놀랍다.

영화를 보니 바우하우스의 여러가지 긍적적 유산들 중 특히 교육적인 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이유는 영화 내내 그 때 그 곳에서 교육을 받았던 예술가들의 생생한 증언들에서 느껴졌다. 인터뷰이들은 이미 육신은 이제 노쇠해졌지만, 눈빛에서는 아직도 총기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었다.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셨지만 그 당시의 교육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듯했다.

그 중 한분께서 그 때를 회고하면서 한 말은 영화가 끝나고도 아직까지 두고 두고 생각난다.

‘목표가 있으면 시야가 좁아져요’.라는 말이었는데 그 말을 인터뷰 중에 두세번 반복해서 하셨다. 왜 그럴까를 영화를 보면서도 궁금했던 것 같다. 삶의 매 순간 목표는 반드시 필요하고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그 목표라는 게 존재하는 순간 자신의 시야는 좁아진다고 한다. 완전히 다른 관점이다. 반드시 꿈이나 목표가 있고 집중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에서 그런 관점은 왠지 낯설다.

영화가 끝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점점 더 맞는 말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가 놓여있는 지대는 굉장히 좁다. 그 곳에 가기 위해서는 시야를 좁히고 집중해야 빠른 시간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런데 빨리 가는 장점은 있겠지만 주변을 살필 수 있는 폭 넓은 시야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어떤 의미로 그런 얘기를 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간다. 목표에만 매몰되어 좁게 바라보지 말고 넓게 관망하면서 목표를 향해 천천히 다가서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보면 교육이라는 건 정말 중요하다. 한 사람의 정신을 성장시키고 지속적으로 이어가게 한다. 각자의 마음과 머리에 흐르는 정신의 원류가 교육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디자인 교육은 어떤가? 어떤 정신을 심어 주는 교육일까? 어떤 존재로 만들어 주는 교육일까?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 그리고 배우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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