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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브랜디18

쿠팡이 쿠팡마켓이었다면 어땠을까? '마켓컬리'가 그냥 '컬리'였다면 어땠을까? '쿠팡'이 아니라 '쿠팡마켓'이었다면 어땠을까? 브랜드 네임의 앞이나 뒤에 '마켓'을 붙였는지 안 붙였는지에 따라 브랜드가 내린 전략적 결정을 엿 볼 수 있다. 마켓컬리는 앞에 마켓을 붙여 온라인 쇼핑이라는 업의 속성을 확연히 드러낸다. 컬리너리(Culinary :식문화의)에서 따 온 컬리라는 조금 어려운 단어가 마켓을 붙임으로 해서 훨씬 더 쉽게 느껴진다. 중간에 '켓, 컬'이 연속되는 거센소리 파열음은 한번 말하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인상적인 소리라서 오래 기억에 남는다.전체적으로 이름이 길어졌지만 '컬리' 단독으로 쓰였을 때보다 더 많은 장점이 생겼다. 하지만 단점도 있기 마련인데, '마켓'을 붙이면서 쇼핑몰 말고 다른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는 닫.. 2020. 11. 23.
보이는만큼 존재하는 세상 출근길 신호등에 섰는데 유모차 안에서 아기 울음 소리가 들렸다. 예전같으면 신경쓰지도 않고 그냥 외면했겠지만 이제는 다르다.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간다. 부모가 된 지금은 유모차 안의 세계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하나 사려고 했더니 자전거의 세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전까지 몰랐다. 인도 위에 이렇게나 많은 자전거 거치대가 있었는지를. 더구나 타는 사람도 이렇게 많은지는 더더욱 몰랐다. 자건거라는 세계를 살피는 계기가 됐다. 흰색 스니커즈를 살려고 보니 사람들의 발밑 세계가 눈에 들어 온다. 이 전에 걷고 보던 거리가 아니다. 별 차이도 안나는 그저 하얀 운동화일뿐인데 찾아보면 브랜드의 종류도 가격도 참 다양하다. 천연인지 합성가죽인지, 디테일과 착화감의 차이도 크다. 이 전에는 체감하지.. 2020. 11. 18.
브랜딩은 스미는 것 - 대신증권 SNS에서 보자 마자 구입한 대신증권의 머그컵이다. 아직 미사용이다. 아무래도 커피나 음료를 마시는 용도보다는 필통이나 관상용으로 쓰일 것 같다. 이런 독특한 제품들이 내 주변에 있으면 나도 왠지 더 특별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니까. 사용하는 물건때문에 새로운 영감을 받는 경우는 참 많다. 이 컵이 그런 역할을 해 줄거라 기대한다. 처음 증권사에서 머그컵이나 에코백을 만드는 것이 참 신기하고 궁금했다. 그런데 곰곰히 따져보니 이 모든 활동이 대신이라는 브랜드에 이익이 되는 것들이었다. 사실 나에게 대신이라는 브랜드는 '큰(대), 믿을(신)'이라는 거창한 구호로만 기억되고 있었다. 하지만 창의적인 굿즈를 만드는 활동을 보면서 대신증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꼈다. 투자라는 것이 객장.. 2020. 11. 12.
폼 잡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 폼은 중요하다. 운동선수도 폼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 폼이 잡혀야 진짜 실력이 나오고 그걸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다. 투구폼 하나를 만들기 위한 투수들의 노력은 얼마나 대단한가. 팔이 부서질 때까지 던져야 비로소 좋은 폼 하나를 얻는다. 나도 폼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폼생폼사 중 한명이다. 블로그의 폼을 네이버로 할건지 브런치로 할건지 티스토리로 할건지 일년을 고민했다. 결국은 다 해 본 후 티스토리를 주력으로 하고 브런치를 간간히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는 내 기준에선 어떻게 해도 폼이 안났다. 그저 광고판같은 느낌이랄까. SNS의 폼도 처음에는 트위터로 할지 페이스북으로 할지 텀블러로 할지 인스타그램으로 할지 고민이 많았다. 결국 페이스북을 주력으로하고 인스타를 보조적으로 쓰고 있다.. 2020. 10. 26.
아버지와 아들 오늘 아침 출근 길. 신호등에 서 있는데 앞에 같은 옆모습, 같은 키에 같은 걸음 걸이의 부자를 만났습니다. 좀 다르다면 아빠는 카멜색 골덴마이를 손의 절반까지 내려오게 입으시고 검은 색 정장를 입으셨고 조금 낡아 보이는 갈색 가죽 가방들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붉은 빛이 나는 진한갈색 점퍼를 몸에 딱 맞게 걸치고 발목이 살짝 보이는 슬렉스를 입었습니다. 검정색 도트백을 어깨에 걸쳤는데 조금 까불거리는 몸동작이 왠지 직장 2,3년차 대리님 같았어요. 엄마와 딸이 그렇게 나란히 있는 모습은 자주 봤는데 아빠와 아들이 그런 장면을 연출하는 건 정말 처음이라 유심히 보게 되더군요. 신호가 바뀌고 저는 따릉이를 타고 그 부자 옆을 휙 지나갔는데 그 아버지의 진한 스킨향이 마스크를 뚫고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아버.. 2020. 10. 16.
공부를 위한 공부 영어 공부 좀 해볼려다가 유투브 검색을 하는데, 어떤 유투버는 일단 영어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니까 뭐든 영어로 된 거면 다 들어봐라고 하고 또 다른 유투버는 내용도 모르는 거 계속 들어봐야 소용없으니 문법과 문장 구조를 먼저 탄탄하게 익히라고 하고 사실 정반대의 말을 하는데 들어보면 또 둘다 맞는 말입니다. 방법이 틀린 게 아니라 그걸 얼마나 제대로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문제겠죠. 그걸 알면서도 저는 유투브로 영어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휴식을 위해 넷플릭스를 켭니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영화를 볼지 다큐를 볼지 드마라를 볼지 고민합니다. 영화로 결정했는데 또 어떤 장르를 볼지 고르다가 최종으로 선택한 두세편의 후보 중 또 저울질.. 2020. 10. 14.
의미있는 디자인, 감각적인 디자인 디자인에 철학, 가치, 의미를 담는 건 중요한 일이다. 다만 거기에만 갇힌다면 결코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 어떤 대상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데 어떻게 마음이 움직이고 좋아질 수 있을까. 감동없는 디자인은 의미만 남은 박물관의 화석과 같다. 우리가 어떤 디자인을 봤을 때 좋았다면 그 건 '좋게 생각한다'기 보다는 '좋게 느껴진다'일 가능성이 크다. 좋다는 건 생각이라기보단 감정과 느낌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에게 사랑받는 디자인은 느낌이 있는 디자인이다.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한동안 의미에만 집착한 나머지 억지스럽고 괴상한 디자인을 많이 생산해냈다. 그걸 벗어나기가 참 어려웠다. 가끔이지만 지금도 긴장하지 않으면 그런 방향으로 흐를 때가 간혹 생기기도 한다. 그 걸 피하기 위해 디자인 할 때.. 2020. 10. 7.
우리 서비스 여정엔 신호등이 없을까 ? 도로 하나를 두고 상권의 분위기가 바뀝니다. 이쪽 편은 사람으로 넘쳐나는데 저쪽 편은 썰렁하기 그지 없습니다. 신호등이라는 장벽 때문일 때가 꽤 많습니다. 신호등이 없다면 십미터를 약간 넘는 4차선 도로를 건너는데는 느리게 걸어도 십초가 조금 넘습니다. 신호등이 있으면 얘기는 달라지죠. 실제의 거리는 십미터라도 대기 시간과 횡단 시간을 합하면 시간상의 거리 때문에 실제 거리의 3배로 늘어납니다. 심리적 거리는 아마 그보다 더 벌어질 것입니다. 집 앞에 4차선 도로를 두고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가 마주하고 있습니다. 파리바게트를 선호하지만, 길 건너는 게 귀찮아서 뚜레쥬르를 선택할 경우가 많습니다. 세배라는 시간을 뛰어넘을 만한 퀄리티와 맛과 가격이 아니라면 모를까 같은 프렌차이즈 빵집을 까다롭게 선택하고 .. 2020. 10. 7.
슈퍼스타와 나 우리는 날마다 우리의 보통 친구들보다, 평범한 동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슈퍼스타들을 만나는데 씁니다. 그들의 패션을 보고 노래를 듣고 글을 읽습니다. 티비 뿐 아니라 유튜브, 페북, 인스타로 인해 그럴 기회들이 더 쉽고 많아졌죠. 코로나로 인한 지금같은 비대면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구요. 그렇게 자꾸 그들을 매체를 통해 보다보니 너무 친근하고 더 가까운 느낌이 들어 어떨 땐 그들과 나의 수준이 비슷하다는 착각이 들 때도 있어요. 사실 그들은 강남 한복판 빌딩의 주인이기하고 굉장한 사업체의 사장님이기도하고 해외에서까지 유명한 셀럽이기도 하는데 말이죠. 이런 경제적 수준의 차이 뿐 아니라 외모와 관계와 백그라운드와 성품까지 완벽한 사람들일 때도 많죠. 동네 친구처럼 다가오지만 보통 사람인 저와는 비교가 안 .. 2020.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