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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K]/디자인 브릭

생각과 언어 해상도의 간극

by BRIKER 2021. 4. 17.

글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생각의 해상도'를
'언어의 해상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의 해상도 만큼 생생하게 글로 옮겨진다면
우리 모두는 헤밍웨이나 하루키가 되고도 남응 것이다.
그럼 일주일에 책 한권 쓰는 일도 문제 없을 거고.
하지만 현실 다르다. 생각'은 3,300개 픽셀로 구현되는
8K 고해상도 디지털 티비인데 반해,
'언어'는 여전히 뭉툭한 브라운관 티비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까.

디자인 어려운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시작할 때의 계획과 구상은 해상도가 높다. 멋지고 웅장하기까지하다. 점 하나만 찍어도 폴랜드의 작품이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컴퓨터 화면 속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구현하면 왜 이렇게 썰렁하고 휑한지. 디자인 상상력이 화면 속 도트로는 표현이 안된다. 머리 속으로 그렸던 느낌들이 다 사라져 버린다.

결국 글과 디자인의 수준도 위와같은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닐까 싶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디자인을 잘하고 싶다면, 그 간격의 한계를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좁혀갈지 끊임없이 연구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매거진브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