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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K]/디자인 브릭

[현대 투싼] 자동차 외형의 아이덴티티를 이어가다

by BRIKER 2020. 9. 16.

작년 2020년 3월 소나타를 시작으로 그랜저, 제네시스 GV80, 소렌토와 아반떼에 이르기까지 현대차의 디자인 변화가 흥미로워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2020년 9월 14일에 공개된 신형 투싼을 보고는 구매 욕구까지 생기더군요. 아이들도 크고 더 이상 작은 세단으로는 버티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던 차였어요. SUV라는 차종은 저의 신체 조건과도 맞지도 않고, 스포티한 느낌을 싫어서 고려 대상에 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도 정말 의외입니다.

 

투싼의 디자인을 보자마자 저는 아반떼의 디자인이 떠올랐습니다. 어느날인가 주차장에 세워진 신형 아반떼를 보고 한참을 바라 본 적이 있습니다. 컨셉카가 아닌 이상 저런 조금은 요란스런 디자인이 출시된 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마치 잘 단련된 잔근육으로 매끈하게 빠진 격투기 선수의 몸을 보는 듯하다고나 할까요. 외형이 굉장히 도발적이면서도 색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위의 차들을 금새 잊게 만들어 버리는 인상적인 디자인이기도했구요. 물론 그런 과감한 새로움 만큼이나 금새 질릴수도 있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어제 발표된 신형 투싼을 보고도 저는 제일 먼저 외형의 작은 굴곡들에 눈에 먼자 갔습니다.

마치 단단한 바윗돌로 빚어낸 듯한 다부지고 단단한 몸매의 수련자가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북악산같은 거칠고 험한 돌산에서 만들어졌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외형은 그렇게 거친면이 있는데 내부는 또 완만한 곡선들이 많아서 굉장히 부드러워 보입니다. 외강내유의 남자같네요. 또한 그가 걸친 각종 장비들은 마치 미래에서 가져 온 것 같습니다. 다소 거칠고 야성적인 외형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저는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와 신형 투싼으로 이어지는 이번 디자인이 지금 그 어떤 자동차 라인보다 완벽하고 개성이 강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련된 모습의 유럽차들이나 다소 투박해 보이는 미국차들 그리고 

미래적인 감성은 있지만 왠지 촌스러워 보이는 일본차들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모습입니다.

 

현대차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 번 디자인의 결정에 적극 지지합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그 디자인이 자동차의 아이덴티티가 되게 하겠다는 의지가 보여서입니다. 만약 이렇게 계속해서 같은 느낌의 디자인으로 통일성을 가져간다면 현대차의 엄청난 자신이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자동차의 본질은 바로 차이고 차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건 바로 디자인입니다. 차위 내외관의 디자인에서 '이건 현대차구나'라는 생각과 느낌을 줄 수만 있다면, 사실 앞에 큼지막하게 붙인 H모양의 엠블럼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 멋진 디자인을 감상하는 걸 방해만 하는 요소일 뿐이겠죠. 상징의 요소가 필요없이 차 자체가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벤츠처럼 앞에 크게 엠블럼을 붙여 시각적인 특징을 만들어내는 방식보다 한 수위의 전략일 것입니다.

 

지금도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뒤늦은 합류를 두고 비난을 듣기도 하고, 삼성동 사옥 부지 매입으로 말도 많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는 신차들의 디자인을 보고 있으면 그런 걱정스런 시선들이 다소 누그러지는 듯 합니다.

이런 흐름이라면 영화와 스포츠와 대중 음악에 이어 자동차로도 세계를 제패할 그날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어쨌든 현대의 기분 좋은 변화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 글 : 브렌디어   woo@bri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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