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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K]/브랜딩 브릭

익숙함이라는 무기

by BRIKER 2021. 1. 15.

관여도가 크게 높지 않은 서비스에서 소비자 선택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익숙함’이 아닐까.

회사 창립 후 홈페이지를 만들고 자사메일을 구축할 때쯤 네이버의 업무용 협업 도구인 라인웍스를 만났다. 살펴보니 원래 쓰고 있던 네이버 메일환경과 비슷해서 별 고민없이 쓰기로 결정했다. 역시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때의 익숙함이 이어지면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한달에 한두번 정도 배달앱으로 음식을 시켜먹을까 말까하는 정도다. 일주일에도 두세번 쿠팡으로 음식과 물건을 주문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횟수다. 그러다보니 한달에 한두번 쓰는 배달앱도 배달의 민족 앱 보다 쿠팡이츠를 실행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한달만에 열어 본 배달의 민족은 몇 년만에 길을 가다 만난 친구처럼 왠지 어색하다. 같은 민족이지만 다른 낯선 대륙에서 만난 사람같달까. 금새 다음에 연락할게, 나중에 보자는 기약없는 인사를 끝으로 쿠팡이라는 익숙한 친구를 만나러가게된다. 신기하게도 모바일이라는 가상 공간이지만 실제 공간이 바뀌는 것처럼 내 기분에도 변화가 생기는거다. 하긴 게임 하다가 맵에 바뀌고 영화의 무대가 바뀔 때도 생각해보면 같은 느낌이니 이해는 간다.

수선이나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할 땐 한달에 두세번 세탁특공대를 사용한다. 새벽에 가져가고 새벽에 가져다 놓으니 동네세탁소에 왔다갔다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배송비가 약간 부담되긴 하지만, 비대면이라는 장점도 있고 서비스 품질이 나쁘지 않아 계속 사용중이다. 런드리고라는 서비스도 있다고 하는데 한달에 한두번 밖에 하지 않는 일 때문에 그 서비스에 다시 익숙하게 만드는 수고로움을 겪고 싶진 않다.

이렇게 생각하니 브랜드에 있어서 ‘익숙함’이라는 자산만큼 강력한 무기가 또 있을까 싶다. 다만 그 무기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달리 뾰족하거나 날카롭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이다. 나도 모르는 순간 다가와 우리의 판단을 지배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