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코드가 맞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중요하다. 어렵지 않게 상대의 코드를 읽을 수 있어 서로를 맞추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더 유용한 곳에 쓸 수 있다. 힘들이지 않아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갈 수가 있다.
브랜드의 가장 이상적 목표도 브랜드에 맞는 고객 코드를 찾는 일이어야하지 않을까. 고객 인식 속에 브랜드가 원하는 인식 코드를 심는 일 아닐까.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으로 고객을 유도해 브랜드의 로열티와 충성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코드에 맞는 고객을 직접 찾아 나서는 일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브랜드만의 매력 코드를 심어 놓고 고객들이 그 걸 알아 차리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은근히 숨겨 좋은 코드를 상대가 알아채는 순간 얼마나 짜릿할까. 흔치 않는 나만의 유머코드를 알아보는 짝을 찾듯이 말이다. 그런 특별한 경험은 오래도록 고객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브랜드의 코드를 로고 디자인에도 숨겨 놓을 때가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몰래 숨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스토리를 전달한다. 잘만 활용한다면 여기저기 코드를 숨겨 놓은 디자인으로 스토리텔링하기 쉽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고객들의 인식 속에 강력한 브랜드 코드를 심는다.
페덱스 로고를 정말 좋아한다. 디자인을 처음했을 때 로고에 숨어있는 코드를 알고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 후로도 어떤 로고가 좋은 로고인지를 물어보면 항상 페덱스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냥 볼 때는 Fedex 뿐인데 뜯어보면 문자 속에 화살표가 보인다. 배송이라는 코드를 화살표로 표현해 로고 안에 숨겨 둔 것이다.
sk로고에도 코드가 숨어있다. 멀리서 보면 그저 날개 모양이지만 날개 안에 통신을 상징하는 안테나가 숨어있다. 그 숨은 코드가 다른 브랜드가 흉내낼 수 없는 SK만의 날개를 만든다.
LG로고도 동그라미 LG라는 글자가 만들어내는 얼굴 모양이라는 코드가 들어가 있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다.
아마존로고 아래 스마일 모양의 그래픽은 a에서 시작해 Z로 끝난다. a to z의 모든 물품을 판매하는 거대 온라인 마켓이라는 코드를 심었다.
BRIK에서 최근 브랜딩한 국방부디지털 스튜디오에도 브랜드만의 코드가 숨어있다. 디지털을 의하는 D안에는 플레이버튼이 심어져 있고, 그 플레이 버튼이 역전되어 나와 카메라가 된다.
이렇게 전면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로고 안에 코드를 숨기면 그 코드라는 씨앗이 발아해 새싹이되고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는 브랜드의 성장과정과 아이덴티티를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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