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마크에는 왜 로고타입을 붙여쓰지 않을까?
당연히 사이 좋게 붙여 쓸거라 생각하지만, 막상 찾아보면 단 한 곳도 그렇게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물론 예외적으로 🍎Music 같은 서비스 라인이나, 🍎WATCH 같은 제품 라인은 함께 붙여 쓰고 있고 🍎Pay같은 경우는 광고 문안 사이에 조합해 쓰기도 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 옆이나 아래로 Apple이란 로고타입을 붙여 쓰는 경우는 없다.
이런 형식으로 브랜드를 운용하는 기업은 애플말고도 나이키, 스타벅스, 벤츠가 대표적이다. 오랜시간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명성을 쌓아 온 기업들이다. 이들은 이미 심벌마크 하나에도 굉장힌 아우라를 가진다. 굳이 긴 설명없이 마크 하나만으로도 모든 이미지와 메시지가 느껴진다. 심벌마크 옆에 굳이 로고타입을 옆에 붙여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방법이 심벌마크 독립성을 헤치고 시각적으로 복잡한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브랜드의 초창기부터 이렇게 쓰였던 건 아니었다. 이들도 초기의 브랜드 운용을 살펴보면, 심벌마크와 로고타입을 꽁꽁 묶어 부지런히 썼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브랜드가 유명해질수록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 수록 심벌마크와 로고타입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서로의 독립성을 유지해갔다.
이와는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 페이팔, 유투브 등의 해외 브랜드나 LG, GS와 같은 국내 브랜드들은 심벌마크와 로고타입을 어떤 경우에도 단단하게 결합해서 쓰고 있다. 이들이 앞서 얘기했던 심벌마크와 로고타입을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기업들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낮아서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된 브랜드들 모두 2020년 기준으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애플과는 다르게 왜 이런 방식의 브랜드 운용을 하고 있는 걸까?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큰 일이 날 것처럼 강박처럼 둘을 붙여쓰고 있는 이유는 뭘까. 살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다.
먼저 LG의 경우 심벌마크로만 쓰기에는 너무 추상적이고 임팩트가 약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먼 거리에서는 그거 하나의 빨간 점 처럼 보인다. 결정적으로 LG라는 로고타입만 단독으로 썼을 때를 가정해보면 참으로 난감하다. LG라는 두개의 이니셜로만 된 사명으로는 단독으로 어떤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기가 무척 어려운 무색 무취의 단어이기 때문이다. 애플이나 스타벅스같은 설명적이고 이미지적인 이름이 아니라서 옆에 심벌마크가 붙어서 얘를 설명해줘야 하는 상황인거다. 애초에 이런 상황이 걱정됐다면, LS전선처럼 로고타입 자체를 그래픽화한 워드마크 타입이 더 나았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페이팔의 경우는 조금 다른 이유같다. 두 브랜드 모두 이름 자체의 독립성이 강해 심벌마크와 떨어져서도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이름들이다. 다만 둘다 IT기반의 브랜드들이다 보니 심벌마크가 매체에 친화적인 플랫한 이미지로 만들어졌다. 이런 단순함이 서로 붙여 써도 별로 부담이 없다. 오히려 혼자 있을 때의 밋밋함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기업들의 브랜드 운용 방법들을 잘 살펴보면 그들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추구하는 가치등을 엿 볼 수 있다. 단지 심벌마크와 로고타입이 있고 없고, 독립적이고 그렇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브랜드를 운용해 가는 방식과 형식 자체가 그 브랜드 언어기 때문이다.
#매거진브랜디
#애플은왜심벌과로고타입을붙여쓰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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