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계속 나아가겠다는'는 김범석 대표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처음 그 짧은 문장을 보고,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기업 커뮤니케이션 캠페인 중 최고라고 하는 애플의 'Think diffeent'보다 인상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왜 그토록 인상이 깊었던 걸까?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문장 안에서
그 이유를 살펴봤다.
첫번째는 구어체의 문장이기 때문이다. 이 건 쿠팡이하는 비즈니스의 성격과도 잘 맞는다. 쿠팡은 주로 생활 소비재를 판매하고 유통하는 고객 밀착형 플랫폼이다. 성격상 매일 또는 하루에도 몇번이나 접촉해야하니 고객과의 스킨쉽리 무엇보다 중요한 특성을 가진다. 어렵고 추상적이거나 너무 진지한 문어체였다면, 별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두번째는 물음표가 있는 의문형의 문장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문장을 보고 나는 실제로 내 핸드폰에서 쿠팡앱이 사라지고, 내일 당장 필요할 식재료들이 없는 상황과 준비물없이 학교에 가야할 아이를 떠올렸다. 머리 속에서 상상하게 하는 어떤 말이나 글은 우리에게 더 풍부한 뉘앙스까지 전달하고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세번째는'나 없으면 어떻게 살래?'라고 말하는 연인의 투정같은 사랑스러운 표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는 쿠팡이 나와 비즈니스의 관계에 있는 기업이 아니라, 사람이나 친구처럼 생각하게 하는 말투다. 기업과 고객의 관계에서 이 딱 한문장으로 인해 나와 쿠팡은 친구가 된다.
위 세가지 정도의 요인들 때문에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문장은 비즈니스를 연상시키는 어떤 단어가 없어도 쿠팡이 추구하는 비전을 너무도 쉽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때문에 복잡했던 내 머리가 맑고 투명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구구절절 어렵게 조합되고나 너무 어려운 용어를 썼다면, 쿠팡의 서비스 또한 그렇게 느껴졌고 내 머리 속도 탁해졌을 것이다.
쿠팡이 상장 후에도 처음 그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거봐, 나 없이 못살겠지?'라고 자신있게 말할만큼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꼭 명심했으면 한다. 지금은쿠팡이 없다면 '못 살' 정도는 아니고, 여전히 '좀 불편할' 정도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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