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 사람만의 분위기가 있으면 외모가 조금 못나도 말이 조금 어눌해도 호감이 간다. 분위기는 그 사람의 생활습관 평소의 생각과 자세에서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것 같다. 작정하고 분위기를 잡는다고 나오는 게 아니란 말이다.
아침에 스타벅스를 갔다. 유모차를 옆에 둔 어떤 여성분이 스타벅스 굿즈 매대에 놓인 텀블러를 아기 다루듯 그윽한 눈빛과 조심스런 손짓으로 이리저리 살펴 보는 걸 봤다. 그 장면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굿즈가 이 편안한 음악과 공기와 인테리어로 둘러싸인 분위기 가득한 공간에 있지 않고 그냥 평범한 동네 카페에 있다면 어땠을까? 과연 저 여성의 표정과 동작이 나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가 저 굿즈가 더 좋아 보이게 하고 가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건 아니였을까.
비슷한 경험을 아침고요 수목원의 입구에 있는 허브샵에서도 한 기억이 난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로 세상 모든 꽃향기를 다 맡을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을 돌아다니다가 나오는 길에 허브샵이 있었다. 도심한 가운데 있었다면 당연히 지나쳤을 그 곳을 나도 모르게 분위기에 이끌려 들어갔다.
그러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 앞에 일어났다. 평소 사람들이 아로마나 허브에 이렇게나 관심이 많았나 할 정도로
점원에게 묻고 뿌려보고 테스팅하는 것이 아니가. 인구밀도가 가장 번화한 시장통을 연상하게 했다. 과연 저 사람들을 여기까지 유인한 요인을 뭘까를 생각했다. 바로 아침고요 수목원의 좋은 분위기가 아니였을까 싶다.
그 좋은 향과 감각들을 여기 허브샵에서도 다시 느끼고 싶었던 거다. 허브샵 제품들의 디자인이 예쁘거나 제품의 퀄리티가 굉장히 좋아 보인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 허브샵은 아침고유 수목원 바로 옆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다른 어떤 허브샵보다 유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분위기를 만들면 재촉하지 않아도 강요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알아서 찾아온다. 찾아 온 사람들에게 구매까지 연결되려면 더 많은 장치와 노력들이 있어야겠지만, 일단 어떻게든 고객을 내 그라운드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그 요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분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면 브랜딩의 목표 중 하나는 브랜드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그냥 분위기가 아니라 브랜드만의 분위기면 더욱 좋을 것이다. 분위기 있는 곳의 소개팅이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는 건 불문율이니까. 이 제 좋은 매너로 상대에게 호감을 사고 다음 약속을 잡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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