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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K]/브랜딩 브릭73

희미하게 들으면 다 비슷한 음악, 멀리서 보면 다 비슷한 브랜드 같은 장르안에서 완전히 다른 노래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7음계 밖에 되지 않는 요소로 이렇게나 폭 넓게 표현할 수 있다니, 매번 플레이리스트를 채우는 최신곡들을 보고 있으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이 다양해 보이는 음악들도 장르라는 틀로 묶어내면 비슷 비슷한 패턴이 있기 마련이어서 희미하게 들으면 어떤 곡인지 구분이 안 갈 때가 많다. 이어폰 사이로 음악이 새어 나온다고 가정해 보자. 베토벤과 모짜르트는 구분이 될까? BTS와 NCT의 멜로디는? 릴보이와 기리보이의 비트? 아마도 구분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가까이에서 좋은 음질로 듣는다면 어떨까. 다시금 리듬과 박자, 멜로디 라인에 따라, 부르는 사람의 음색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곡으로 들릴 것이다. 클래식, 발라드, 댄.. 2021. 1. 13.
자동차는 왜 대칭형 엠블럼이 어울릴까? 운전 중 가장 재미있는 일 중 하나는 자동차 뒷태를 감상하는 일이다. 각기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비교하다보면 막히는 출퇴근길이 오히려 즐거울 때도 있다. 우리나라 도로 환경에서는 당연히 압도적으로 현대차를 가장 많이 볼 수 밖에 없는데,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리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엠블럼이다. 보다보면 차에 뭔가 착 달라붙는 느낌이 아니라, 차체 위에서 동동 떠다니는 느낌이랄까. 약진하는 현대차 외관 디자인을 따라가지 못하는 엠블럼 디자인은 매번 아쉬움이 컸다. 물론 상호협력을 강조한 철학을 담은 ‘H’마크는 현대차라는 모기업을 대표하는 CI(기업 아이덴티티)로는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이 마크가 자동차에 붙일 엠블럼으로 쓰려고할 때 생긴다. 왜 볼 때마다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 그런.. 2021. 1. 10.
'가졌다'에서 '해봤다'로 ‘가졌다’보다는 ‘해봤다’가 먹히는 시대 '샀다'보다는 '써봤다'를 알아주는 시대 경험이 소유를 뛰어 넘는 시대. 가진 걸로 만족할 게 아니라 직접 해봐야하고, 사서 모셔 둘 게 아니라 잘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야하는 이유가 아닐까. #매거진브랜디 2020. 12. 27.
모두 같은 이름, 모두 다른 이미지 가수는 부르는 노래처럼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도 불리는 이름때문에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한번 들으면 절대 잊지 못하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 계속 불러도 자꾸만 까먹는 이름도 있다. 이름이 마음에 안들어 개명하는 사람들도 요즘에는 많다. 더구나 부캐라고 해서 새로운 별명까지 부르는 시대다. 이름은 기업에서도 당연히 중요하다. 브랜딩의 핵심이기도하다. 풀무원이라는 사명으로 식품업계에서 안전하고 바른 먹거리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10대 종합식품기업까지 올랐다. 제품력과 마케팅 능력도 있겠지만 친환경, 유기농 등의 이미지를 잘 녹여낸 '풀무원'이라는 이름의 파워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항해하다는 뜻의 Navigate와 ~하는 사람이라는 -er의 접미사가 붙어 만든 '네이버'도 기업의 본질과 가치를 함축적으.. 2020. 12. 27.
[로고는 적용을 따른다] Part 1. 식품브랜드편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은 디자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념 중 하나다. 디자인의 실용적 측면에 방점을 둔 이 말은 보통 제품이나 건축 디자인에 대입하면 딱 맞아 떨어지는 말이다. 하지만 ‘기능’을 ‘적용’으로 바꾼다면 브랜드 디자인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제품 디자인 못지 않게 브랜드 디자인의 기능성과 적용성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아무리 멋지고 근사한 브랜드 로고가 있어도 그 게 적용될 매체와 상황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식품회사의 로고는 같은 브랜드명을 가지고도 적용 대상에 따라 다른 형태와 색상을 가진 전혀 다른 로고를 쓰기도 한다. 참치로 유명한 동원산업이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기업 브랜드와 제품 브랜드로 모두 Dongwon을 쓰고 있지만, .. 2020. 12. 23.
기업이 성장할수록 단순해지는 상징 삼성(三星) 마크에는 왜 별이 없을까요? 파리바게트는 왜 에펠탑이 안보일까요? 기업 상징물의 변화를 보면 기업의 성장이 보입니다. 기업이 현재와 미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고객에게 새롭게 전하고자 하는 자신들의 메시지 또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의 상징물이 리뉴얼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사례는 사업규모의 변화입니다. 기업마다 각 체급에 맞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에 맞게 기업의 모습도 변해야 하죠 이미 대형 마트 규모가 됐는데 아직도 동네 슈퍼의 모습을 하고 있는 기업은 고객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듯 회사도 자신의 자리와 위치에 맞는 모습으로 변해야 합니다. 물론 그 변화의 정도는 기업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기업은 얼굴 전체를 성형한.. 2020. 12. 19.
브랜드 로고 아이디어 발상법 애플 마크가 좋은 건 ,그냥 사과가 아니라 한입 베어문 사과라서 매력있다. 윈도우의 창은 그냥 창이 아니라 웨이브가 있는 창이라 좋다. 맥도날드의 M은 그냥 M아니라 웃는 모습이 연상되는 M이라서 좋다. 브랜드 로고가 흥미로워지려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OOOO한 대상'으로 대상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그냥 사과가 아니라 '베어 문 사과'로 그냥 창이 아니라 '웨이브가 있는 창'으로 그냥 M이 아니라 '웃는듯한 M으로. 베어 문 사과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라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웨이브 치는 창문은 인터넷의 대양을 헤쳐 나가는 배의 깃발이 된다. 웃는듯한 M은 햄버거 푹신한 곡선이 떠오르기도 하고 먹었을 때의 즐거움과 행복감이 보이기도 한다. 그냥 사과고 창문이고 M이었던 재료 위에 베어 문, .. 2020. 12. 16.
배움을 주는 브랜드가 된다는 것 생생한 브랜딩, 마케팅 사례가 많다보니 그것들만 잘 분석해도 우리 브랜드가 해야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보인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소비분석툴을 이용하면 누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느 시기에 뭘 구매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얼마든지 쉽게 알 수 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업계 소수의 사람들과 사내에서만 공유되던 비밀자료와 고가의 서적에서 얻었던 훌륭한 인사이트들도 이제는 웹상에서 흘러 넘치고 있다. 이 상황은 과연 마케터와 브랜더들에게 좋은 일일까? 조금만 새롭게 접근한 기획으로도 박수를 받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핀터레스트와 비핸스 등 디자인 관련 사이트를 보면 이미 세상에 없는 스타일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머리 속에 그리고 있던 스타일과 표현은 조금만 시간을 내서.. 2020. 12. 12.
비유가 담긴 한문장으로 시작하는 브랜딩의 장점 브랜딩은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다. 서사보다는 비유가 어울린다. '내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오오'라는 딱 한 문장을 읽고 잔잔했던 가슴이 세차게 일렁이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저 그림같은 상황을 설명하자면 책 한권이 될 것만 같았다. 고작 딱 한 문장인데 말이다. 브랜딩도 비유적이고 함축적인 상징화된 언어를 통해 시처럼 쓰여져야 힘이 있다. 그래야 짧은 순간에 풍부한 이미지와 복합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진행했던 에너지 환경 정책 연구 및 컨설팅을 하는 스타트업과 미팅을 하면서 '에너지 환경 분야의 맥킨지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미팅 자리에서 그 생각을 얘기했더니 웃으시면서 그 게 저희 꿈이죠.라는 답을 들었다. 굉장히 낯선 분야의 산업이고 특이한 회사였지만 맥킨지같다라고 비.. 2020. 1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