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K]145 [로고는 적용을 따른다] Part 1. 식품브랜드편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은 디자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념 중 하나다. 디자인의 실용적 측면에 방점을 둔 이 말은 보통 제품이나 건축 디자인에 대입하면 딱 맞아 떨어지는 말이다. 하지만 ‘기능’을 ‘적용’으로 바꾼다면 브랜드 디자인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제품 디자인 못지 않게 브랜드 디자인의 기능성과 적용성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아무리 멋지고 근사한 브랜드 로고가 있어도 그 게 적용될 매체와 상황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식품회사의 로고는 같은 브랜드명을 가지고도 적용 대상에 따라 다른 형태와 색상을 가진 전혀 다른 로고를 쓰기도 한다. 참치로 유명한 동원산업이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기업 브랜드와 제품 브랜드로 모두 Dongwon을 쓰고 있지만, .. 2020. 12. 23. 디자인 주치의 버스를 타고 가다가 건물 사이 사이 마치 치아처럼 촘촘히 박힌 치과병원들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치과만큼은 아니지만 척추관절 분야의 병원들도 예전보다 많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이 인류를 만들 때 치아와 뼈를 무려 백세까지나 살아도 문제없게 셋팅하진 않았을 것이다. 쓸수록 닳고 망가질 일도 많은 부분이니 당연히 병원을 자주 찾게 될 것이다. 치아와 뼈는 우리 몸의 영구 부속품이 아니라 소모품이니까. 초고령화 사회가 다가올수록 우리는 한 건물에서 지금보다 더 촘촘하게 박힌 치과와 정형외과들을 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의료 시스템과 서비스는 더욱 중요해졌다. 그런만큼 우수한 인재들도 더 많이 몰리게 됐고, 원래 좋았던 직업적 위상도 점점 더 올라갔다. 아마도 '사'자가 들어가는.. 2020. 12. 21. 기업이 성장할수록 단순해지는 상징 삼성(三星) 마크에는 왜 별이 없을까요? 파리바게트는 왜 에펠탑이 안보일까요? 기업 상징물의 변화를 보면 기업의 성장이 보입니다. 기업이 현재와 미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고객에게 새롭게 전하고자 하는 자신들의 메시지 또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의 상징물이 리뉴얼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사례는 사업규모의 변화입니다. 기업마다 각 체급에 맞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에 맞게 기업의 모습도 변해야 하죠 이미 대형 마트 규모가 됐는데 아직도 동네 슈퍼의 모습을 하고 있는 기업은 고객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듯 회사도 자신의 자리와 위치에 맞는 모습으로 변해야 합니다. 물론 그 변화의 정도는 기업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기업은 얼굴 전체를 성형한.. 2020. 12. 19. 디자이너에게 딱히 부캐가 필요없는 이유 디자이너에게 딱히 부캐가 필요없는 이유. 기획도 해야하고 (기획자) 카피도 써야하고 (카피라이터) 네이밍도 해야하고 (네이미스트) 시장조사와 분석도 해야하고 (연구원) 프로젝트 공부도 해야하고 (학생) 스토리도 만들어내야하고 (시나리오 작가) 글도 써야하고 (기고가) 그림도 그려내야하고 (화가) 디자인과 개념을 매뉴얼화해야하고 (편집장) 견적서도 써야하고 (경영지원팀장) 회사평판관리도 신경써야하고 (PR담당자) 인사와 조직관리도 해야하고 (HR담당자) 친절한 상담과 대응도 해야하고 (CS상담원) 내고도 해야하고 (협상가) 영업도 해야하고 (영업이사) 이런 상황이니 디자이너에게 더 이상의 부캐는 무슨 의미일까 싶다. 본캐가 이미 자연스럽게 자아분열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많은 디자이너들이 딱히 취미가.. 2020. 12. 17. 브랜드 로고 아이디어 발상법 애플 마크가 좋은 건 ,그냥 사과가 아니라 한입 베어문 사과라서 매력있다. 윈도우의 창은 그냥 창이 아니라 웨이브가 있는 창이라 좋다. 맥도날드의 M은 그냥 M아니라 웃는 모습이 연상되는 M이라서 좋다. 브랜드 로고가 흥미로워지려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OOOO한 대상'으로 대상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그냥 사과가 아니라 '베어 문 사과'로 그냥 창이 아니라 '웨이브가 있는 창'으로 그냥 M이 아니라 '웃는듯한 M으로. 베어 문 사과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라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웨이브 치는 창문은 인터넷의 대양을 헤쳐 나가는 배의 깃발이 된다. 웃는듯한 M은 햄버거 푹신한 곡선이 떠오르기도 하고 먹었을 때의 즐거움과 행복감이 보이기도 한다. 그냥 사과고 창문이고 M이었던 재료 위에 베어 문, .. 2020. 12. 16. 배움을 주는 브랜드가 된다는 것 생생한 브랜딩, 마케팅 사례가 많다보니 그것들만 잘 분석해도 우리 브랜드가 해야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보인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소비분석툴을 이용하면 누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느 시기에 뭘 구매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얼마든지 쉽게 알 수 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업계 소수의 사람들과 사내에서만 공유되던 비밀자료와 고가의 서적에서 얻었던 훌륭한 인사이트들도 이제는 웹상에서 흘러 넘치고 있다. 이 상황은 과연 마케터와 브랜더들에게 좋은 일일까? 조금만 새롭게 접근한 기획으로도 박수를 받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핀터레스트와 비핸스 등 디자인 관련 사이트를 보면 이미 세상에 없는 스타일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머리 속에 그리고 있던 스타일과 표현은 조금만 시간을 내서.. 2020. 12. 12. 창작물의 양극화 현상 예술, 창작, 디자인 분야는 유독 양극화가 심하다. 잘 하는 개인과 회사가 다 가져가는 구조다. 그 이유는 우리가 창작물을 평가하는 방식이 매우 극단적이고 단호해서가 아닐까. 우리는 이 작품을 ' 좋거나, 별로거나'로만 판단하지. ' 이 정도면 괜찮네' 정도의 표현은 끼어들 여지조차 주지 않는다. #매거진브랜디 #창작물평가양극화 2020. 12. 11. 비유가 담긴 한문장으로 시작하는 브랜딩의 장점 브랜딩은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다. 서사보다는 비유가 어울린다. '내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오오'라는 딱 한 문장을 읽고 잔잔했던 가슴이 세차게 일렁이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저 그림같은 상황을 설명하자면 책 한권이 될 것만 같았다. 고작 딱 한 문장인데 말이다. 브랜딩도 비유적이고 함축적인 상징화된 언어를 통해 시처럼 쓰여져야 힘이 있다. 그래야 짧은 순간에 풍부한 이미지와 복합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진행했던 에너지 환경 정책 연구 및 컨설팅을 하는 스타트업과 미팅을 하면서 '에너지 환경 분야의 맥킨지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미팅 자리에서 그 생각을 얘기했더니 웃으시면서 그 게 저희 꿈이죠.라는 답을 들었다. 굉장히 낯선 분야의 산업이고 특이한 회사였지만 맥킨지같다라고 비.. 2020. 12. 9. 머리 속 광활한 대지 위에 아이디어를 그려보자 예전 디자인 회사를 다닐 때였다. 두어 시간에 한 번씩은 동료들과 잠깐씩 나가 흡연을 했다. 그 땐 나도 하루에 한갑 정도 담배를 피울 때였는데, 놀랍게도 한명 빼고 회사의 모든 남자 디자이너들이 흡연하는 상황이었다. 업무 중간 중간에 머리도 식히고 동료들과 고민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그 시간이 나는 참 좋았다. 계단 가득 담배 연기만 빼면 말이다. 한 번은 함께 있던 동료 디자이너가 담배를 쥔 손으로 공중에 마치 연기로 그림을 그리는듯한 동작을 하길래 뭐하는 건지 물었다. 그 동료 대답이 디자인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있다는 거였다. 매번 아이디어를 종이나 그래픽 툴 위에 그려서 직접 확인해야하는 나로서는 꽤나 신선한 자극이었다. 나와는 달리 그 친구는 머리 속에 하얀 대지를 펼쳐 놓고 아이디어를 그.. 2020. 12. 7.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