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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K]/디자인 브릭27

한계 없는, 한 게 없는 생각 좋은 생각이 만들어지기까지는 한계가 없을 만큼 무한한 생각을 하는 동시에, 한 게 정말 하나도 없이 멍한 상태를 오가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 양쪽을 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의 알맹이가 뿅하고 떨어지는 장면을 만납니다. 마치 뉴튼이 사과나무 아래에서 사과를 받아 들었듯이 말이죠. 생각이 너무 많고 복잡해 머리가 터져나가 그 생각이 우주까지 뻗어가기도 하고, 텅 빈 생각으로 머리 통을 두드리면 텅텅 거리는 소리가 날만큼 생각의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사이 생각의 바다 저편 백사장 위에는 모래보다 더 하얀 조개를 만날 것입니다. 그 안에는 조개가 수천번을 뱉고 들이 마시는 가운데 맺어진 진주가 반짝일 것입니다. 어떤 생각을 할 땐 이렇게 생각의 무한한 바다를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점점 줌인해 들어가 어.. 2023. 4. 25.
어도비 익스프레스 (Adobe Express)로 인스타그램 이미지 만들기 어도브 익스프레스를 처음 사용해봤습니다. 사실 켄바(CANVA)와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포토샵과 일러스트에 익숙한 디자이너에게는 좀 더 편하게 느껴지는 작업 환경입니다. 우선 만들 프로젝트를 선택합니다. 인스타그램(Instagram) 포스팅를 위한 템플릿을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선택하면 왼편 메뉴에 다양한 템플릿들이 보입니다. 그래픽 프로그램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답게 심지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답게 퀄리티가 상당합니다. 프로젝트에 딱 맞는 템플릿만 잘 골라진다면 일이 생각보다 금방 끝날 듯합니다. 눈에 띄는 템플릿을 하나 골랐습니다. 가벼운 메시지를 트랜디하게 전할 수 있는 이미지네요. 템플릿에 있던 글자를 선택해 문안을 수정했습니다. 아직 한글보다는 영문.. 2022. 9. 4.
글쓰기와 디자인은 대화다 글을 쓸 때 청자를 앞에 두고 말하는 것처럼 쓰라는 얘길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야 내가 전달해야할 이야기가 뭔지, 어떻게하면 청자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좋은 방법으로는 그림을 앞에 두고, 그 걸 설명하듯이 쓰라고도 합니다. 실제로 저도 표를 만들고, 관련 사진을 편집한 이미지를 보면서 쓰면 막혔던 글줄에 속도가 붙어 나아갑니다. 생각 못했던 말들도 계속 이어지는 신묘한 경험을 할 때도 많습니다. 제가하는 업인 디자인도 글쓰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종 소비자가 이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어떤 감각이 느껴질까?라고 접근하면, 막막했던 디자인 방향성이 점점 선명해집니다. 내가 그려낸다가 아니라, 그 사람이 떠올릴 심상을 먼저 떠올려 본다면 디자인의 방향성도 명확해.. 2021. 7. 2.
감각, 감성 그리고 디자인 '느낌을 전합니다’ 결국 디자인을 하는 일이란 ‘느낌’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의 감성적 요인을 연구하고, 그것들을 감각적인 요소들로 표현해내야 하니까요. 당연히 사람들의 행동과 마음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하고 해석해내야 하죠. 그 걸 또 표현해내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해야합니다. 그러다가 말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실체 없는 ‘느낌’을 발견하고, 표현하고 완성해 냈을 때의 기쁨은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느낌의 각을 맞춰 설정하고, 느낌의 성을 축조하고 완성해 가는 일. 이 게 디자이너라는 감성 건축사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느낌이 딱 오네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이 정체 모를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뭘 먹을 때도, 뭘 들을 때도, 뭘 입.. 2021. 5. 28.
'말이 되는' 디자인하기 '그래, 말이 된다.’ 예전 직장 대표님이신 '호돌이 아빠' 김현 선생님께서 정말 자주 하셨던 말씀이다. 그 말씀을 들을때마다 가슴에 콕콕 박혔었다. 정말 크게 들렸다. 그 때의 나는 정말이지 '말이 잘 안되는' 삽질 디자인을 한참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말이 되는 디자인'이란 누구나 공감이 가고 쉽게 이해하는 디자인이다. 보면 바로 이해 가능한 쉬운 디자인. 의도를 금방 눈치챌 수 있는 디자인. 몇마디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디자인이다. 어쩌면 디자인이란 장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과정이고 수단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런 디자인 본래의 목적을 '말이 된다'라는 한마디보다 쉽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시각 디자인을 비주얼 커뮤니이션이라고 번역하는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결국 디자인은 소통의 도.. 2021. 4. 18.
생각과 언어 해상도의 간극 글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생각의 해상도'를 '언어의 해상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의 해상도 만큼 생생하게 글로 옮겨진다면 우리 모두는 헤밍웨이나 하루키가 되고도 남응 것이다. 그럼 일주일에 책 한권 쓰는 일도 문제 없을 거고. 하지만 현실 다르다. 생각'은 3,300개 픽셀로 구현되는 8K 고해상도 디지털 티비인데 반해, '언어'는 여전히 뭉툭한 브라운관 티비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까. 디자인 어려운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시작할 때의 계획과 구상은 해상도가 높다. 멋지고 웅장하기까지하다. 점 하나만 찍어도 폴랜드의 작품이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컴퓨터 화면 속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구현하면 왜 이렇게 썰렁하고 휑한지. 디자인 상상력이 화면 속 도트로는 표현이 안된다. 머리 속으로 .. 2021. 4. 17.
'디자인 기획'이 중요한 이유 디자인 결과물에는 각자의 취향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디자인 컨셉은 취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취향은 굉장히 모호하고 주관적이지만, 컨셉은 분명하고 객관적이다. 이유와 판단이 개입된 이성적 산출물이다.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취향이 다르다며 프로젝트가 업어지는 경우는 있어도, 마땅한 이유와 논리적인 근거를 가진 컨셉이 있다면 그렇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디자인 프로젝트에 있어서 컨셉과 기획이 중요한 이유이다. 디자인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기획이 디자인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잘 된 디자인 기획이 좋은 디자인 결과물로 연결되는 방법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물론 뛰어난 기획이라도 디자인으로 연결이 안되는 경우도 있고, 기획이 별로라도 .. 2021. 4. 13.
디자이너의 레퍼런스 거미처럼 생긴 레몬 짜는 도구인 '주시 살리프'를 디자인한 ‘필립스탁’이 하루에 두번밖에 오갈 수 없는 텔레비전도 전기도 없는 섬에서 지낸다는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란던 기억이 난다.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유명한 세계 최고 그래픽디자이너'슈테판 자그마이스터'는 7년에 한번 창조적 영감을 위해 안식년을 갖는다고 한다. 그 장소가 세계적 대도시가 아니라 발리라고 해서 정말 의외였다.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트랜드에 민감해야하고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받아들여야하는데, 이 두 디자이너는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최첨단의 도시 문명 안에서 전시도 보고 카페도 가고 매월 쏟아지는 잡지들도 봐야 영감이 찾아 온다는 내 믿음에 큰 균열이 생겼다. 매번 트렌드를 파악하고 관련 디자인을 조사를 한다고 핀터레스트나.. 2021. 4. 3.
다자인 재능은 기브 Give가 아니라 리브 Live 하는 것이다 디자인 하나만 해줘.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고나서 정말 많은 부탁을 받아왔다. 내 상황이 아주 어렵지 않다면 대부분 거절하지 않고 해줬다. 부탁하는 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부탁할 때는 그 사람 또한 내가 부탁했을 때 흔쾌히 수용하겠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부탁할 때는 그런 마음이다. 그런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예 부탁조차도 하지 않으니까. 로고 하나만 그려줘. 그려놨던 마크 하나만 보내 달라는 말이 상처가 될 때도 있지만 내가 해 준 디자인이 그 사람의 사업과 브랜드에 도움이된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디자인의 목표점에 가기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마음에 들어할 수준의 디자인만 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런 부탁은 대부분이 .. 2021.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