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42 브랜드 스타일이 중요한 이유 회사 견적서를 보낼 때 엑셀이나 MS워드같은 문서 프로그램으로 만들지 않고 일일이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편집하고 있다. 만들어 놓은 틀이 있긴하지만, 프로젝트마다 성격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보낼 때마다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일반 문서라면 십분이면 될 걸 길게는 한시간을 넘게 작성하기도 한다. 이런 미련해 보이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견적서란 게 우리 회사의 감각을 전하는 첫번째 작업물이기 때문이다. 기성 문서 프로그램으로는 아무래도 우리가 추구하는 미세한 감각까지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의도한대로 레이아웃이나 서체의 비율조정과 배치가 어렵다. 숫자만 있으면 되는 견적서에 무슨 감각이냐고 하겠지만, 다른 회사도 아닌 디자인 회사의 견적서는 좀 달라야하지 않을까. 고객들이.. 2021. 3. 11. 브랜드의 호감은 사소한 것에서 가수 비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치킨 먹는 모습이 나왔다. 꽤나 익숙한 로고가 보였다. 먹어 본 적은 없지만, 존재는 익히 알고 있던 프라닭이라는 브랜드였다. 처음 프라닭을 봤을 때 참 유치하긴 하지만 재밌는 발상의 브랜드라고 생각했다.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와 후라이드 치킨에서 따온 이름이라니! 좋게 보면 재치있지만 한편으론 짝퉁같은 느낌이 들어 음식에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주문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어제는 호기심이 일어 주문하게 됐다. 늦은 밤 공복에 누군가 치킨 먹는 걸 보고만 있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기도 하고. 도착 알람이 울렸다. 문 앞에 가보니 비닐 봉지가 아니라, 검은색 부직포 가방이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프라다에서 산 핸드백이나 신발을 누.. 2021. 3. 9. 왜 나는 내용을 추구한다면서, 형식에 자꾸 끌릴까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쓰면 자세가 달라진다. 왠지 더 잘 써야할 것 같고 더 멋있게 써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작가라고 붙여 준 이름에 걸맞는 컨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도 생긴다. 사실 한명의 블로거일 뿐인데 말이다. 하지만 확실히 블로그나 SNS의 창에서 글을 쓰는 느낌과 브런치 창에서 글을 쓰는 느낌은 다르다. 마치 은은한 햇살이 비치는 책상 위에 원고지를 펼치고 작품을 쓰고 있는 소설가가 되는 기분을 준달까. 이 점은 분명 다른 블로그와는 다른 감각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실제 내용과 개념은 타 블로그와 다를 게 없는데 말이다. 어떤 차이가 그런 느낌으로 이어질까?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화이트 공간에 많은 여백과 깔끔한 타이포그라피, 다른 블로그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레이아웃 등의.. 2021. 3. 7. 브랜드가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하는 이유 개인 브랜드로서 명성을 쌓은 사람들은 옷을 잘 입는다. 성공한 브랜드도 디자인이라는 옷을 잘 차려입는다. 물론 그런 거 하나 신경 안쓰고 품질력만으로 유통 노하우만으로 성공한 브랜드도 많지만, 크게 성공하는 세계적인 100대 브랜드들을 보자. 디자인이라는 옷을 후지게 차려입은 브랜드가 단 하나라도 있는지. 그런 이유에서 브랜드 디자인은 브랜드의 얼굴이라기보다는 브랜드의 옷에 가깝다. 얼굴의 변화는 감정에 따른 표정 정도지만, 옷은 상황에 맞는 옷이 따로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출근할 때, 집에서 그리고 주말 야외에서의 복장은 다 다르다. 브랜드도 제품에서 포장에서 웹에서 영상에서 비슷해보이지만 다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환경이 변하면 거기에 맞는 핏으로 디자인 옷을 바꿔입는 것이다. 브랜드가 단벌신사여서.. 2021. 3. 4. 국민은행 심벌마크는 왜 사명 뒤에 붙어 있었을까? 국민은행의 CI는 2002년 세계 최고의 브랜드 컨설턴시 중 하나인 랜도어소시에이츠에서 진행을 했다. LG, GS, 금호아시아나, 신라호텔, 에버랜드 등의 CI를 진행해 우리에게 익숙한 회사이기도 하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업계 상황이 많이 변했지만, 그 당시 기업들이 목표로하는 글로벌한 감각과 수준에 맞출만한 컨설턴시를 국내에서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최고의 브랜드 회사에서 만든 CI답게 굉장한 이슈가 되기도 했다. 푸른색 계열이 주를 이루는 금융계에서 회색과 노란색의 독특한 색상 매칭을 하는 시도도 그랬고, 손으로 그린듯한 별모양 심벌마크의 감성적 이미지 또한 신선했다. 금융하면 무조건 감색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정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의 디자인만 떠올리던 인식에 새로운 감각의 파장을 .. 2021. 3. 1. 브랜드의 분위기 사람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 사람만의 분위기가 있으면 외모가 조금 못나도 말이 조금 어눌해도 호감이 간다. 분위기는 그 사람의 생활습관 평소의 생각과 자세에서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것 같다. 작정하고 분위기를 잡는다고 나오는 게 아니란 말이다. 아침에 스타벅스를 갔다. 유모차를 옆에 둔 어떤 여성분이 스타벅스 굿즈 매대에 놓인 텀블러를 아기 다루듯 그윽한 눈빛과 조심스런 손짓으로 이리저리 살펴 보는 걸 봤다. 그 장면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굿즈가 이 편안한 음악과 공기와 인테리어로 둘러싸인 분위기 가득한 공간에 있지 않고 그냥 평범한 동네 카페에 있다면 어땠을까? 과연 저 여성의 표정과 동작이 나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가 저 굿즈가 더 좋아 보이게 하고 가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건.. 2021. 2. 20.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어제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계속 나아가겠다는'는 김범석 대표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처음 그 짧은 문장을 보고,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기업 커뮤니케이션 캠페인 중 최고라고 하는 애플의 'Think diffeent'보다 인상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왜 그토록 인상이 깊었던 걸까?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문장 안에서 그 이유를 살펴봤다. 첫번째는 구어체의 문장이기 때문이다. 이 건 쿠팡이하는 비즈니스의 성격과도 잘 맞는다. 쿠팡은 주로 생활 소비재를 판매하고 유통하는 고객 밀착형 플랫폼이다. 성격상 매일 또는 하루에도 몇번이나 접촉해야하니 고객과의 스킨쉽리 무엇보다 중요한 특성을 가진다. 어렵고 추상적이거나 너.. 2021. 2. 15. 브랜딩이란 연결과 조합의 과정이다 유능한 쉐프는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순서와 조합을 통해 신선하고 새로운 맛을 찾아낸다. 보통의 개인들이 모인 조직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보통이 아닌 조직이 된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아이디어도 어떻게 엮어내느냐에 따라 빛나는 아이디어로 바뀐다. 특별하고 새로워 보이는 건 그 자체로 불쑥 생성되기 보다는 색다른 순서로 연결하고 조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거미 줄의 가닥은 그 자체로는 별 쓸모가 없다. 한가닥 한가닥이 예술적으로 엮여 목적에 맞는 관계맺음이 형성됐을 때 제 역할을 다하게 된다. 브랜드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브랜드의 각 요소들은 평범하고 단순해도 어떻게 연결되고 조합되느냐에 따라 그 브랜드만의 특별함과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평범했던 브랜드가 새롭게 .. 2021. 2. 14. 모든 게 쌓기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사업이란 것도 '쌓기'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에 될 것 같은데 그렇게 안되고 쌓아 올릴 시간이 필요하다. 한두달이면 되겠지 했는데, 적어도 한두해는 쌓아 올려야한다.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힘들게 잘 쌓았더라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두려운 건 그 게 언제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닥칠지 예상할 수가 없다는 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더 꼼꼼하게 하나하나 제대로 쌓아 나가야하지 않을까. 그래야 설령 무너져 내리는 불행이 생기더라도 금방 다시 복구할 수 있을테니까. 퍼스널 브랜딩의 정점이라는 연예인들도 보면 수십년 믿바닥부터 다져 온 인기가 더 오래간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한번 실수하더라도 곧 만회할 수 있다. 기업이나 상품의 브랜딩도 마찬가지 아닐까? 탄탄하.. 2021. 2. 4.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