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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하는 이유 개인 브랜드로서 명성을 쌓은 사람들은 옷을 잘 입는다. 성공한 브랜드도 디자인이라는 옷을 잘 차려입는다. 물론 그런 거 하나 신경 안쓰고 품질력만으로 유통 노하우만으로 성공한 브랜드도 많지만, 크게 성공하는 세계적인 100대 브랜드들을 보자. 디자인이라는 옷을 후지게 차려입은 브랜드가 단 하나라도 있는지. 그런 이유에서 브랜드 디자인은 브랜드의 얼굴이라기보다는 브랜드의 옷에 가깝다. 얼굴의 변화는 감정에 따른 표정 정도지만, 옷은 상황에 맞는 옷이 따로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출근할 때, 집에서 그리고 주말 야외에서의 복장은 다 다르다. 브랜드도 제품에서 포장에서 웹에서 영상에서 비슷해보이지만 다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환경이 변하면 거기에 맞는 핏으로 디자인 옷을 바꿔입는 것이다. 브랜드가 단벌신사여서.. 2021. 3. 4.
재택근무의 일상화 일년 작년 딱 이맘 때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져 난생 처음 재택 근무란 걸 해봤다. 집중도 안되고 일할 분위기도 안 잡혀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 중 가장 어려웠던 건 일상에서 일터로 가는 이동 시간이 너무 짧다는 거였다. 출근길에 단 몇십분이라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일상과 일터를 나누는 완충지대가 고작 소파와 책상까지의 거리라니. 이 건 마치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연기관차였던 내가 한 순간에 전기차가 된 기분이랄까. 적당한 소음으로 시동이 걸리고, 엔진의 거친 펌프질이 시작돼야 나아가던 몸과 머리를 전선만 꽂아 충전하면 바로 치고 나아가야하는 상황처럼 느껴졌다. 일년에 지난 지금은 어떨까? 그때보단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일상과 일터가 분리돼지 않는 건 불편하다. 몇 .. 2021. 3. 3.
국민은행 심벌마크는 왜 사명 뒤에 붙어 있었을까? 국민은행의 CI는 2002년 세계 최고의 브랜드 컨설턴시 중 하나인 랜도어소시에이츠에서 진행을 했다. LG, GS, 금호아시아나, 신라호텔, 에버랜드 등의 CI를 진행해 우리에게 익숙한 회사이기도 하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업계 상황이 많이 변했지만, 그 당시 기업들이 목표로하는 글로벌한 감각과 수준에 맞출만한 컨설턴시를 국내에서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최고의 브랜드 회사에서 만든 CI답게 굉장한 이슈가 되기도 했다. 푸른색 계열이 주를 이루는 금융계에서 회색과 노란색의 독특한 색상 매칭을 하는 시도도 그랬고, 손으로 그린듯한 별모양 심벌마크의 감성적 이미지 또한 신선했다. 금융하면 무조건 감색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정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의 디자인만 떠올리던 인식에 새로운 감각의 파장을 .. 2021. 3. 1.
나만의 프로젝트를 사부작사부작 해나가기 예전에 네이버를 다니던 후배에게 들은 이야기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네이버라는 회사가 겉보기에는 그냥 있던 것들이 굴러가는 것처럼 평온해 보이지만, 내부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었다. 일년이면 수십개의 프로젝트가 나왔다가 사라진다고. 몇 년에 걸쳐 겨우 살아서 대박이 난 게 '라인’이었단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수백개의 실패의 터전에서 자란 게 대박 라인의 플랫폼이었던거다. 이제는 일본은 물론 동남아까지 점령한 서비스가 됐고, 미국에 상장까지 했다가 이제는 야후재팬과의 합병으로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는 앞날이 참 밝아보이는 브랜드가 됐다. 네이버만큼 대단한 일들은 아니지만 개인 프로젝트들을 사브작사브작 끊임없이 시도해보는 편이다. 아마 내 콘텐츠를 오랫동안 지켜봤던 분들이라면 충분히 감지하셨을 것이다... 2021. 2. 26.
멋진 표현보다 탁월한 발상으로 디자인을 시작한 순간부터 ‘표현’이란 내가 넘어 서야할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였다. 디자인은 컨셉도 중요하지만, 그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도 제대로 표현이 안된 작업물에는 눈길을 잘 주지 않았다. 사회에서의 업무에 있어서도 디자이너에게 주로 요구되는 재능은 주로 ‘표현’의 독창성일 때가 많았다. 그 게 안되면 설득이 잘 안됐다. 나만의 표현을 찾고 개발해야 하는 건 디자이너라면 아주 기본적인 필수 교양같은 거였지만, 실은 시간과 체력을 요구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표현'에만 집착하다보면 금방 바닥이 드러났다. 하나의 표현을 정복하면 또 새로운 표현이 나타났다. 매체의 변화와 시대의 트랜드에 따라 그 주기는 점점 빨라졌다. 그러다가 .. 2021. 2. 24.
봄의 이름이 가을이라면 갑자기 포근해진 날씨가 마치 봄날같은 하루였다. 문득 봄의 어원이 궁금해졌다. 그냥 혼자 생각에 다양한 색깔의 꽃도 피고 새싹도 돋으니 '볼' 게 많아서 '봄'이라 붙였을까? 엉뚱한 상상을 하며 검색을 했는데 정말 뜻밖의 답이 보였다. 이런 내용이다. 원래 봄은 갈수기 철의 가을(갈), 여름은 큰(巨)비가 내리고 더운 철이라 겨울, 가을은 살(肥)이 오름(천고마비), 비오름을 줄여서 봄, 겨울은 이슬이 얼음이라서 여름이라는 국립국어원의 답변이었다. 우리가 알고있는 상식과는 정반대되는 거라며 재차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눈이 번쩍 뜨일만큼 놀라운 설명이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실은 가을, 겨울, 봄,여름이었다니. 천동설을 찰떡같이 믿고 있던 지동설이 맞을 수 있겠구나라는 .. 2021. 2. 21.
브랜드의 분위기 사람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 사람만의 분위기가 있으면 외모가 조금 못나도 말이 조금 어눌해도 호감이 간다. 분위기는 그 사람의 생활습관 평소의 생각과 자세에서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것 같다. 작정하고 분위기를 잡는다고 나오는 게 아니란 말이다. 아침에 스타벅스를 갔다. 유모차를 옆에 둔 어떤 여성분이 스타벅스 굿즈 매대에 놓인 텀블러를 아기 다루듯 그윽한 눈빛과 조심스런 손짓으로 이리저리 살펴 보는 걸 봤다. 그 장면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굿즈가 이 편안한 음악과 공기와 인테리어로 둘러싸인 분위기 가득한 공간에 있지 않고 그냥 평범한 동네 카페에 있다면 어땠을까? 과연 저 여성의 표정과 동작이 나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가 저 굿즈가 더 좋아 보이게 하고 가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건.. 2021. 2. 20.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어제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계속 나아가겠다는'는 김범석 대표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처음 그 짧은 문장을 보고,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기업 커뮤니케이션 캠페인 중 최고라고 하는 애플의 'Think diffeent'보다 인상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왜 그토록 인상이 깊었던 걸까?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문장 안에서 그 이유를 살펴봤다. 첫번째는 구어체의 문장이기 때문이다. 이 건 쿠팡이하는 비즈니스의 성격과도 잘 맞는다. 쿠팡은 주로 생활 소비재를 판매하고 유통하는 고객 밀착형 플랫폼이다. 성격상 매일 또는 하루에도 몇번이나 접촉해야하니 고객과의 스킨쉽리 무엇보다 중요한 특성을 가진다. 어렵고 추상적이거나 너.. 2021. 2. 15.
브랜딩이란 연결과 조합의 과정이다 유능한 쉐프는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순서와 조합을 통해 신선하고 새로운 맛을 찾아낸다. 보통의 개인들이 모인 조직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보통이 아닌 조직이 된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아이디어도 어떻게 엮어내느냐에 따라 빛나는 아이디어로 바뀐다. 특별하고 새로워 보이는 건 그 자체로 불쑥 생성되기 보다는 색다른 순서로 연결하고 조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거미 줄의 가닥은 그 자체로는 별 쓸모가 없다. 한가닥 한가닥이 예술적으로 엮여 목적에 맞는 관계맺음이 형성됐을 때 제 역할을 다하게 된다. 브랜드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브랜드의 각 요소들은 평범하고 단순해도 어떻게 연결되고 조합되느냐에 따라 그 브랜드만의 특별함과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평범했던 브랜드가 새롭게 .. 2021.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