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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네임과 상징물의 관계 특정 이미지가 연상되는 이름을 가진 브랜드의 상징마크를 개발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할까? 이름에 담긴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해야할까 아니면 다른 속성을 가져와 표현하는 게 좋을까? 이름에 담긴 내용이 아니라면 어떤 주제를 담은 상징을 표현해야할까? 가장 먼저 브랜드 네임 그대로를 직접 표현한 경우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애플은 말 그대로 사과를 그려냈다. 나이키는 승리의 여신의 니케의 날개를 형상화해 심벌을 그렸다. 블루보틀도 파란색의 병을 그렸다. 당근마켓도 당근을 그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도 파란색 창의 윈도우를 그렸다. 이 브랜드들은 이 걸 왜 그리셨어요?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이름안에 있는 소재를 그대로 옮겨 상징화했다. 그렇다면 조금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브.. 2021. 4. 25.
브랜딩이란 언어로 집을 짓는 일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언어를 통해서 비로소 세계는 우리에게 다가와 존재를 증명한다는 말이다. 인간이 언어를 창조했지만, 사실은 언어가 우리 인간의 주인이라는 주장이다. 우리 인간뿐만이 아니다. 브랜드라는 창조물 또한 이 언어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랜드 네임은 물론이고 각각의 브랜드들이 쓰는 언어들은 그 자체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또한 그들만의 언어로 말하고 쓰고 보여진다. 방식도 각자 다르고 어투나 뉘앙스에도 차이가 있다. 이렇게 다른 소통 방식이 각각의 브랜드를 다른 존재들로 받아들이게 한다. 언어가 곧 인식의 차별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심지어 시각적인 산출물마저 브랜드만의 ‘시각 언어’로 표현된다. 그저 문자로만 개념화된 언.. 2021. 4. 22.
코드가 맞는 사람, 코드가 맞는 일 어떤 사람은 내가 작심하고 던진 유머에 미동도 없는 경우가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별 생각없이 가볍게 던진 농담에도 배꼽을 부여잡는 사람도 있다. 나와 유머 코드가 맞는 사람이다. 어떤 의뢰인은 몇날 며칠을 고민해 준비한 디자인에 시큰둥할 때가 있다. 반면 평소하던대로 힘들이지 않고 가져간 디자인에 손뼉을 치며 좋아할 때도 있다. 나와 디자인 코드가 맞는 사람이다. 함께 영화를 보는데 영화에는 집중 못하고 연신 하품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반면 나와 함께 고개가 스크린에 들어갈 것처럼 몰입해서 보는 사람이 있다. 나랑 영화 취향의 코드가 맞는 사람이다. 예시로 든 세가지 경우말고도 찾으려면 얼마든지 비슷한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이 정도라면 짝을 찾을 때도, 일을 맞길 때도 원래부터 잘되고 안될 가능.. 2021. 4. 21.
'말이 되는' 디자인하기 '그래, 말이 된다.’ 예전 직장 대표님이신 '호돌이 아빠' 김현 선생님께서 정말 자주 하셨던 말씀이다. 그 말씀을 들을때마다 가슴에 콕콕 박혔었다. 정말 크게 들렸다. 그 때의 나는 정말이지 '말이 잘 안되는' 삽질 디자인을 한참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말이 되는 디자인'이란 누구나 공감이 가고 쉽게 이해하는 디자인이다. 보면 바로 이해 가능한 쉬운 디자인. 의도를 금방 눈치챌 수 있는 디자인. 몇마디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디자인이다. 어쩌면 디자인이란 장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과정이고 수단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런 디자인 본래의 목적을 '말이 된다'라는 한마디보다 쉽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시각 디자인을 비주얼 커뮤니이션이라고 번역하는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결국 디자인은 소통의 도.. 2021. 4. 18.
생각과 언어 해상도의 간극 글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생각의 해상도'를 '언어의 해상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의 해상도 만큼 생생하게 글로 옮겨진다면 우리 모두는 헤밍웨이나 하루키가 되고도 남응 것이다. 그럼 일주일에 책 한권 쓰는 일도 문제 없을 거고. 하지만 현실 다르다. 생각'은 3,300개 픽셀로 구현되는 8K 고해상도 디지털 티비인데 반해, '언어'는 여전히 뭉툭한 브라운관 티비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까. 디자인 어려운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시작할 때의 계획과 구상은 해상도가 높다. 멋지고 웅장하기까지하다. 점 하나만 찍어도 폴랜드의 작품이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컴퓨터 화면 속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구현하면 왜 이렇게 썰렁하고 휑한지. 디자인 상상력이 화면 속 도트로는 표현이 안된다. 머리 속으로 .. 2021. 4. 17.
'디자인 기획'이 중요한 이유 디자인 결과물에는 각자의 취향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디자인 컨셉은 취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취향은 굉장히 모호하고 주관적이지만, 컨셉은 분명하고 객관적이다. 이유와 판단이 개입된 이성적 산출물이다.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취향이 다르다며 프로젝트가 업어지는 경우는 있어도, 마땅한 이유와 논리적인 근거를 가진 컨셉이 있다면 그렇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디자인 프로젝트에 있어서 컨셉과 기획이 중요한 이유이다. 디자인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기획이 디자인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잘 된 디자인 기획이 좋은 디자인 결과물로 연결되는 방법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물론 뛰어난 기획이라도 디자인으로 연결이 안되는 경우도 있고, 기획이 별로라도 .. 2021. 4. 13.
브랜딩이란 인기를 형성해 가는 일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전방에서 갑자기 뛰어 오는 사람 때문에 놀랐다. 나이는 오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분이셨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화장을 꽤 진하게 하시고 전체적으로 멋을 잔뜩 부리셨다. 그 분을 스치고 십여미터를 갈 때까지 향수냄새가 풍기는 걸 보니 급한 마음에 몸에 향수를 부으시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디로 향하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황상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할 상황인 건 분명해 보였다. 진한 향수의 잔향을 코끝에 담아 사무실까지 가져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는 것도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 아닐까. 나의 현재는 그런 행동들의 결과값이 아닐까. 다시 말해 '인기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활동들이 내 삶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아.. 2021. 4. 12.
'더 현대 서울' 공간 경험의 특징 지난 주에 여의도에 생긴 '더 현대 서울'을 다녀왔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 입구에 줄이 이십여미터 있어서 인파에 깔릴 줄 예상했지만 기우였다. 주말이 아니라 평일 오전이라서 그랬을까. 정오가되서야 지하 일층 푸드코트로 한꺼번에 사람이 몰렸다. 비교적 한산한 푸드트럭 쪽에서 치킨 볶음밥을 먹었는데 썩 마음에 들 정도는 아니었다. 대기 시간이 있더라도 인기있는 식당에서 먹을 걸 조금 후회했다. 내가 공간 경험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 걸까? 전반적으로 처음 하남 스타필드에서 느꼈던 임팩트보단 못했다. 바로 앞에는 거대한 조정 경기장과 강이 흐르는 허허벌판에 거대한 모습으로 덩그렇게 놓여진 비현실적 모습에 압도되어 한동안 멍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더 현대 서울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외관이 주는 .. 2021. 4. 11.
디자이너의 레퍼런스 거미처럼 생긴 레몬 짜는 도구인 '주시 살리프'를 디자인한 ‘필립스탁’이 하루에 두번밖에 오갈 수 없는 텔레비전도 전기도 없는 섬에서 지낸다는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란던 기억이 난다.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유명한 세계 최고 그래픽디자이너'슈테판 자그마이스터'는 7년에 한번 창조적 영감을 위해 안식년을 갖는다고 한다. 그 장소가 세계적 대도시가 아니라 발리라고 해서 정말 의외였다.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트랜드에 민감해야하고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받아들여야하는데, 이 두 디자이너는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최첨단의 도시 문명 안에서 전시도 보고 카페도 가고 매월 쏟아지는 잡지들도 봐야 영감이 찾아 온다는 내 믿음에 큰 균열이 생겼다. 매번 트렌드를 파악하고 관련 디자인을 조사를 한다고 핀터레스트나.. 2021. 4. 3.